"D 드라이브를 사용하기 전에 포맷해야 합니다."
어제까지 잘만 쓰던 하드디스크나 외장하드를 클릭했을 때, 이 차갑고 절망적인 메시지를 마주한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고, 그 안에 담긴 수년간의 소중한 사진과 문서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포맷" 버튼을 누르는 순간 모든 것이 사라질 것 같은 공포감에 어찌할 바를 모르시겠나요?
하지만 지금 당장 당신이 해야 할 일은 포맷 버튼을 누르는 것이 아니라, 이 글을 끝까지 읽는 것입니다. 놀랍게도 당신의 데이터는 아직 그 자리에 무사히 있을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문제는 파일이 사라진 게 아니라, 파일로 가는 '주소'가 사라진 것뿐입니다. 오늘, 이 잃어버린 주소를 되찾아 당신의 데이터를 구출할 수 있는 희망의 열쇠, 'TestDisk'의 사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내 드라이브가 길을 잃었어요 (RAW 파티션의 정체)
우리가 컴퓨터에서 사용하는 하드디스크는 NTFS나 FAT32와 같은 '파일 시스템'이라는 규칙에 따라 파일의 주소를 정리하고 관리합니다. 이는 마치 도서관의 도서 목록처럼, 어떤 파일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는 중요한 '주소록'과도 같습니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정전, USB 안전 제거를 하지 않은 경우, 혹은 바이러스 감염 등으로 인해 이 중요한 주소록이 손상되거나 지워져 버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주소록을 잃어버려 컴퓨터가 더 이상 드라이브의 규칙을 알아볼 수 없게 된 상태가 바로 'RAW 파티션'입니다. 도서관 건물과 책(데이터)은 그대로 있지만, 도서 목록이 사라져 아무도 책을 찾을 수 없게 된 것이죠.
절대 금물! 포맷 버튼 누르지 마세요
컴퓨터가 "포맷해야 합니다"라고 제안하는 것은, "주소록이 엉망이니, 그냥 도서관을 깨끗하게 밀어버리고 새로 짓는 게 어때?" 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포맷은 기존의 모든 데이터를 깨끗하게 지우고 새로운 주소록을 만드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당신의 소중한 데이터를 되살리고 싶다면, 절대로 이 제안에 동의해서는 안 됩니다.
데이터를 지키기 위한 가장 중요하고 유일한 첫 번째 해결책은, 문제가 발생한 드라이브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입니다. 파일을 새로 저장하거나, 프로그램을 설치하거나, 포맷을 시도하는 모든 행위는 잃어버린 데이터를 영원히 되찾을 수 없게 만드는 위험한 행동입니다. 지금 당장 모든 작업을 멈추고, 드라이브를 그대로 두는 것이 골든타임을 지키는 길입니다.
희망의 탐정, TestDisk 등장
전문 복구 업체에 맡기자니 비용이 부담스럽고, 직접 해보자니 막막할 때 우리에게 한 줄기 빛이 되어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바로 'TestDisk'라는 이름의 강력한 오픈소스 데이터 복구 툴입니다. 전 세계의 전문가들도 사용하는 이 프로그램은, 손상되거나 사라진 파티션(주소록)을 찾아내고 복원하는 데 아주 탁월한 성능을 자랑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마음의 준비는 필요합니다. 이 프로그램에는 화려한 그래픽이나 친절한 버튼이 없습니다. 마치 오래된 컴퓨터 게임처럼, 오직 텍스트와 키보드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죠. 조금은 불친절해 보이지만, 그 속에 숨겨진 강력한 복원 능력이야말로 우리가 이 '데이터 탐정'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잃어버린 주소를 되찾는 과정
TestDisk를 이용한 복구 과정은 복잡해 보이지만, 사실은 '사라진 도서 목록(파티션)의 흔적을 찾아 다시 복원하는' 과정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이 안내하는 단계를 차근차근 따라가면, 초보자도 충분히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먼저, 프로그램을 실행하여 문제가 발생한 저장 장치를 선택하고 분석(Analyse)을 시작합니다. 프로그램은 디스크 전체를 빠르게 스캔(Quick Search)하여, RAW 상태가 되기 전 존재했던 NTFS 파티션의 흔적을 찾아냅니다. 여기서 사라졌던 내 드라이브(예: D드라이브)가 목록에 나타난다면, 복구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좋은 신호입니다.
마법의 주문, 파티션 되살리기
사라졌던 파티션을 성공적으로 찾아냈다면, 이제 마지막 마법의 주문을 외울 차례입니다. 찾아낸 파티션을 선택한 상태에서, 키보드의 'P' 키를 눌러 그 안에 파일들이 제대로 보이는지 미리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파일 목록이 정상적으로 보인다면, 이제 복구는 거의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이제 엔터 키를 눌러 이전 화면으로 돌아온 뒤, 화면 하단의 메뉴 중 'Write'를 선택하고 'Y'를 눌러 확인해주세요. 이 'Write' 명령어가 바로 손상된 주소록을 새로 찾아낸 건강한 주소록으로 덮어쓰는, 파티션을 되살리는 마법의 주문입니다. 작업이 완료된 후 컴퓨터를 재부팅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당신의 드라이브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을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이 방법을 사용하면 100% 복구가 가능한가요?
A. 아닙니다. 파티션 손상의 원인과 정도에 따라 복구가 불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하드디스크에서 '긁히는 소리'가 나는 등 물리적인 손상이 의심될 경우에는 이 방법을 시도해서는 안 되며, 즉시 전문 복구 업체를 찾아야 합니다.
Q. 복구 과정에서 원래 있던 파일이 삭제될 수도 있나요?
A. 아닙니다. TestDisk의 파티션 복구는 파일 자체를 건드리는 것이 아니라, 파일로 가는 길, 즉 주소록(파티션 정보)만 복원하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데이터 손실의 위험이 거의 없는 비교적 안전한 방법입니다.
Q. TestDisk가 너무 어려운데, 더 쉬운 프로그램은 없나요?
A. 파티션 복구에는 TestDisk가 가장 강력하지만, 만약 개별 파일만이라도 건지고 싶다면 'Recuva'와 같은 그래픽 기반의 무료 파일 복구 프로그램을 먼저 사용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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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 데이터 손실 없이 RAW 파티션을 NTFS로 변환하는 방법 | 가이드
RAW 파티션에서 데이터 복구 소프트웨어를 먼저 활용한 뒤 NTFS로 포맷해 데이터 손실 없이 안전하게 복구하는 과정을 상세히 안내합니다. - 데이터 손실 없이 RAW를 NTFS로 변환하는 방법 - 이즈어스
데이터 복구 후 NTFS로 포맷하거나, 명령 프롬프트(CMD)로 파일시스템을 직접 변환할 수 있는 방법을 단계별로 안내하는 실전 가이드입니다. - RAW 파티션에서 데이터를 복구하는 방법 - Remo소프트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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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W 드라이브 포맷 전 복구툴로 데이터 복구 후 NTFS 변환하는 과정과 디스크 관리 활용법이 명확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 사용중 디스크의 파티션 속성이 NTFS에서 RAW로 변경 - Microsoft Answers
NTFS에서 RAW로 변한 디스크를 데이터 손실 없이 복구하는 실무적 문의와 공식 답변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