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컴퓨터를 조립하거나 윈도우를 새로 설치할 때, 우리는 복잡한 암호 같은 라이선스 종류 앞에서 혼란에 빠집니다. "어떤 건 20만 원이 넘는데, 왜 저건 몇만 원밖에 안 하지?", "FPP, DSP, OEM... 이게 다 무슨 외계어야?" 하며 머리를 쥐어뜯게 되죠. 이 가격 차이와 알 수 없는 용어들 때문에, 덥석 저렴한 것을 골랐다가 나중에 후회하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이 복잡해 보이는 라이선스 세계는 사실 아주 간단한 '규칙' 하나로 정리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 모든 종류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내가 컴퓨터를 바꿨을 때, 이 윈도우를 함께 데려갈 수 있는가 없는가' 하는 '이사의 자유'에 있습니다. 지금부터 각 라이선스가 가진 고유한 성격을, 마치 집의 소유권에 비유하여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알려드리겠습니다.
자유로운 영혼, FPP (처음사용자용) 라이선스
FPP(Full Package Product)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가장 완벽한 형태의 '정품'입니다. 예쁜 상자 안에 USB와 제품 키가 함께 들어있는, 그야말로 '내 것'이라는 느낌이 확실한 제품이죠. 이는 마치 내가 직접 등기까지 마친 '내 명의의 집'과도 같습니다. 이 집은 온전히 내 소유이므로, 내가 이사를 가고 싶을 때 언제든지 집을 팔거나, 다른 곳에 똑같은 집을 새로 지을 권리가 있습니다.
FPP 라이선스의 가장 강력한 장점은 바로 이 '이동의 자유'입니다. 지금 사용하던 컴퓨터의 메인보드를 교체하거나, 아예 새로운 PC를 조립하더라도, 기존 컴퓨터에서 인증을 해제하고 새로운 컴퓨터에 이 윈도우를 다시 설치하여 정품 인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번 구매하면 평생 나의 소유가 되는 진정한 의미의 정품이죠. 이 자유로운 권리 때문에, FPP는 모든 라이선스 중에서 가장 비싼 가격을 자랑합니다.
한 컴퓨터와 평생을, DSP (COEM) 라이선스
DSP(Delivery Service Pack)는 주로 조립 PC 업체나 개인이 컴퓨터를 조립할 때 함께 구매하는, 조금 더 저렴한 버전의 정품입니다. 이는 FPP처럼 단독으로 판매되기보다는, 컴퓨터 부품과 함께 유통되는 경우가 많아 COEM(Commercial 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r)이라고도 불립니다. 이 라이선스는 '특정 집에 평생 귀속되는 붙박이 가구'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DSP 버전의 결정적인 특징은 '최초로 설치된 컴퓨터의 메인보드'에 라이선스가 영원히 귀속된다는 점입니다. 즉, 한번 설치하면 그 컴퓨터와 운명을 함께해야 합니다. CPU나 그래픽카드, 하드디스크를 교체하는 것은 괜찮지만, 컴퓨터의 심장이자 신분증인 메인보드가 고장 나거나 교체되면, 이 윈도우의 수명도 함께 끝납니다. 이사를 갈 수 없다는 제약이 있는 대신, FPP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을 제공하는 것이죠.
컴퓨터의 영혼, OEM 라이선스
삼성이나 LG, Dell 같은 대기업의 브랜드 PC를 구매하면 처음부터 윈도우가 설치되어 있죠? 바로 여기에 탑재된 것이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r)' 라이선스입니다. 이는 우리가 따로 구매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 제조사가 대량으로 구매하여 제품에 미리 설치해 출고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건물에 처음부터 내장된 보일러 시스템'과도 같습니다.
OEM 버전은 해당 컴퓨터 하드웨어에 완벽하게 종속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DSP보다 훨씬 더 강력한 제약을 가집니다. 컴퓨터가 고장 나 폐기되면, 그 안에 있던 윈도우의 권리도 함께 소멸됩니다. 다른 컴퓨터로 옮겨 설치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심지어는 같은 모델의 다른 PC로도 이전할 수 없습니다. 소비자가 신경 쓸 필요 없이 가장 편리하지만, 자유도는 가장 낮은 인증 방식입니다.
회사의 단체복, 볼륨(Volume) 라이선스
볼륨 라이선스는 기업이나 학교, 관공서처럼 수십, 수백 대의 컴퓨터를 한 번에 관리해야 하는 단체를 위한 특별 계약 방식입니다. 수백 벌의 단체복을 맞추는 것과 같죠. 이 방식의 특징은 수백 대의 컴퓨터를 단 하나의 '마스터 제품 키'로 모두 인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관리의 편의성을 극대화한 기업용 솔루션인 셈입니다.
여기서 일반 소비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함정이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터무니없이 저렴한 가격(몇천 원~몇만 원)에 판매되는 윈도우 키는 대부분 이 기업용 볼륨 라이선스의 일부를 불법적으로 빼돌려 판매하는 것입니다. 당장은 인증이 될지 몰라도, 원래의 계약 기업이 라이선스 관리를 변경하거나 마이크로소프트의 단속에 걸리면 어느 날 갑자기 인증이 풀려버리는 시한폭탄과도 같습니다.
그래서, 나에게 맞는 최고의 선택은?
이제 각 라이선스의 성격을 이해하셨을 겁니다. 그렇다면 나에게는 어떤 선택이 가장 현명할까요? 해답은 당신의 PC 사용 패턴에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컴퓨터 하드웨어에 관심이 많아 주기적으로 메인보드를 포함한 핵심 부품을 업그레이드하는 '하드코어 유저'라면, 비싸더라도 'FPP'가 유일한 정답입니다. 반면, 한번 컴퓨터를 조립하면 고장 날 때까지 큰 부품 교체 없이 오랫동안 사용하는 '일반적인 사용자'라면, 합리적인 가격의 'DSP'가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파는 수상할 정도로 저렴한 키는, 미래의 골칫거리를 미리 사는 것과 같으니 반드시 피하는 것이 상책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DSP 버전을 사용 중인데, CPU나 램만 바꿔도 인증이 풀리나요?
A. 아니요, 괜찮습니다. DSP 라이선스는 '메인보드'를 기준으로 귀속됩니다. 따라서 메인보드만 교체하지 않는다면, CPU, 그래픽카드, 램, 하드디스크 등 다른 부품은 얼마든지 자유롭게 업그레이드해도 정품 인증이 유지됩니다.
Q. 온라인에서 1만 원짜리 FPP 키를 팔던데, 이건 뭔가요?
A. 99.9% 가짜이거나 불법적인 키입니다. FPP는 상자가 포함된 실물 제품으로 유통되는 것이 원칙이며, 키만 따로 빼내어 비정상적으로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은 대부분 불법 복제품이거나 앞서 설명한 볼륨 라이선스 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Q. 윈도우 10 정품을 쓰다가 11로 무료 업그레이드했어요. 제 라이선스 종류는 뭔가요?
A. 기존 윈도우 10의 라이선스 종류를 그대로 따라갑니다. 만약 당신의 윈도우 10이 FPP였다면, 업그레이드된 윈도우 11 역시 FPP의 권리를 그대로 가집니다. 마찬가지로 DSP였다면 DSP, OEM이었다면 OEM의 제약을 그대로 따르게 됩니다.
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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