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 PC에서 잘 쓰던 외장하드를 맥북에 연결했는데, 파일을 옮길 수 없어 당황했던 경험, 없으신가요? 반대로 맥에서 포맷한 USB를 윈도우에 꽂았더니 "포맷해야 합니다"라는 무서운 경고창이 떠서 식은땀을 흘리셨을지도 모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모든 문제는 당신의 저장 장치가 고장 나서가 아닙니다. 바로 윈도우와 맥이 데이터를 저장하고 정리하는 '도서관 관리 방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NTFS와 APFS라는 이 두 가지 방식의 차이점만 이해하면, 더 이상 데이터 앞에서 당황할 일은 없을 겁니다.
파일 시스템, 도서관의 '사서'와 같아요
'파일 시스템'이라는 단어가 어렵게 느껴지시나요? 아주 쉽게 비유해 드릴게요. 당신의 하드디스크나 SSD를 거대한 '도서관'이라고 상상해 보세요. 그리고 파일 시스템은 이 도서관에 있는 수많은 책(데이터)들을 어디에, 어떻게 정리하고, 찾아올지를 관리하는 '사서'와 같습니다.
윈도우라는 도서관은 'NTFS'라는 이름의 사서를 고용했고, 맥이라는 도서관은 'APFS'라는 이름의 사서를 고용했습니다. 두 사서는 각자 자기 도서관의 책 정리 방식에는 전문가이지만, 안타깝게도 서로의 정리 방식을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합니다. 이것이 바로 윈도우와 맥 사이에서 파일 이동에 문제가 생기는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윈도우의 듬직한 일꾼, NTFS
NTFS(New Technology File System)는 아주 오랫동안 윈도우 운영체제의 표준으로 자리 잡아 온, 마치 경험 많고 듬직한 베테랑 사서와 같습니다. 윈도우 XP 시절부터 지금까지 사용되면서 안정성과 호환성이 매우 뛰어나다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윈도우 환경에서는 거의 모든 저장 장치가 NTFS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윈도우 PC끼리는 어떤 외장하드나 USB를 연결해도 아무런 문제 없이 파일을 읽고 쓸 수 있습니다. 또한, 파일 하나하나에 접근 권한을 설정하는 등 보안 기능도 잘 갖추고 있어 신뢰도가 높습니다. 하지만 이 듬직한 사서는, 애플의 최신 도서관(맥)에 가면 읽는 것은 가능하지만, 새로운 책을 꽂아 넣는(쓰기) 방법은 잘 모릅니다.
맥의 스마트한 신입, APFS
APFS(Apple File System)는 애플이 SSD와 같은 최신 저장 장치에 최적화하여 만든, 마치 최신 기술로 무장한 스마트한 신입 사서와 같습니다. 2017년 macOS 하이 시에라부터 도입되었으며, 기존의 방식(HFS+)보다 훨씬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설계되었습니다.
APFS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파일 복사 속도'입니다. 대용량 파일을 복사할 때, 실제 데이터를 또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 파일은 원본과 같다"는 정보만 추가하기 때문에 눈 깜짝할 사이에 복사가 완료됩니다. 또한, 저장 공간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갑작스러운 정전에도 데이터 손상을 막아주는 강력한 안정성 기술을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똑똑한 신입 사서는, 윈도우라는 오래된 도서관에 가면 아예 출입조차 거부당합니다.
소통의 장벽, 어떻게 해결할까?
그렇다면 이 두 명의 사서가 원활하게 소통하게 할 방법은 없을까요? 다행히 몇 가지 해결책이 있습니다. 가장 쉽고 보편적인 방법은 두 사서 모두가 알아들을 수 있는 '공용어'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파일 시스템에서의 공용어는 바로 'exFAT' 방식입니다.
윈도우와 맥 양쪽에서 모두 파일을 자유롭게 읽고 쓸 수 있는 외장하드나 USB를 만들고 싶다면, 저장 장치를 포맷할 때 파일 시스템을 'exFAT'으로 선택하면 됩니다. 이는 4GB 이상의 대용량 파일도 지원하므로, 두 운영체제를 오가며 작업하는 분들에게는 필수적인 선택입니다.
서로의 언어를 배우게 하는 방법
만약 이미 NTFS로 포맷된 외장하드를 맥에서 꼭 사용해야 한다면, 맥에게 NTFS 언어를 가르쳐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Paragon NTFS for Mac'이나 'Tuxera NTFS for Mac' 같은 별도의 유료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것입니다.
이 프로그램들은 맥 운영체제에 NTFS 파일 시스템을 완벽하게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을 추가해주는 '통역사' 역할을 합니다. 반대로 윈도우에서 맥의 APFS 파일을 읽어야 하는 드문 경우에는, 'APFS for Windows' 같은 프로그램을 설치하여 해결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그럼 모든 저장 장치를 exFAT으로 포맷해서 쓰면 가장 좋은 거 아닌가요?
A. 편리하긴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exFAT은 윈도우나 맥 전용 파일 시스템(NTFS, APFS)에 비해 안정성이나 부가 기능(보안, 데이터 복구 등)이 떨어집니다. 따라서 운영체제(OS)를 설치하는 메인 드라이브는 반드시 각 OS에 맞는 전용 파일 시스템을 사용해야 하며, exFAT은 '이동식 저장 장치'에만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외장하드를 포맷하면 안에 있는 데이터는 어떻게 되나요?
A. 포맷은 도서관의 모든 책을 비우고 서가를 새로 짜는 것과 같습니다. 즉, 포맷하는 순간 저장 장치 안의 모든 데이터는 완전히 삭제됩니다. 따라서 포맷을 진행하기 전에는 반드시 중요한 파일을 다른 곳에 백업해두어야 합니다.
Q. FAT32라는 방식도 있던데, 이건 뭔가요?
A. exFAT의 오래된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오래된 기기들과의 호환성은 매우 좋지만, 파일 하나의 크기가 4GB를 넘을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요즘 같은 고화질 영상 시대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방식입니다.
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 NTFS 대 exFAT 대 FAT32 대 APFS: 차이점 설명 - Dr.Bu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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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FS와 APFS의 메타데이터 구조, SSD/HDD 환경별 성능, 작업 패턴에 따른 추천 등 실질적인 성능과 차이점을 테스트 결과로 제공합니다. - 파일 시스템(File System)과 유형(FAT, NTFS, EXT, HFS+, APFS) - 도유잡
NTFS와 APFS의 최대 크기, 보안성(암호화·접근권한), SSD 최적화, 스냅샷 기능 등 구조와 사용성 차이를 종합 비교한 입문 설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