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이트는 Internet Explorer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2025년도 저물어가는 지금, 이 문구를 마주하면 당황스러움을 넘어 허탈함마저 느껴집니다. 분명히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고 들었는데, 여전히 특정 관공서나 오래된 기업 내부망에서는 '액티브X(ActiveX)' 설치를 요구하곤 하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 낡은 기술이 좋아서, 혹은 필요해서 남아있는 것이 아닙니다. 거대한 시스템을 바꾸는 데 드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생명 연장'을 하고 있는 것에 가깝습니다. 오늘은 왜 우리가 여전히 이 과거의 유물을 마주쳐야만 하는지, 그리고 이럴 때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해야 하는지 속 시원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사라진 줄 알았던 과거의 기술
먼저 액티브X가 무엇인지 간단히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은 과거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익스플로러(IE) 브라우저에서만 작동하던 일종의 '미니 프로그램'입니다. 웹사이트가 브라우저의 한계를 넘어 사용자의 PC 자원을 직접 활용(문서 출력, 보안 프로그램 실행 등)하기 위해 만들어졌죠.
하지만 이는 동시에 치명적인 단점을 가졌습니다. 특정 브라우저에만 종속되어 웹 표준을 해쳤고, 무엇보다 악성코드 감염의 주된 통로로 악용되며 보안에 매우 취약했습니다. 결국 크롬, 파이어폭스 등 다른 브라우저들은 이 방식을 외면했고, 마이크로소프트조차 IE 지원을 종료하며 공식적으로는 퇴출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 기술을 마주치는 이유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
오래된 시스템의 발목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레거시 시스템(Legacy System)' 때문입니다. 특히 10~20년 전에 구축된 정부의 대국민 서비스나 기업의 내부 업무 시스템(ERP), 특정 장비를 제어하는 웹사이트 중 상당수가 이 ActiveX 기술을 기반으로 설계되었습니다. 당장 눈에 보이는 웹 페이지만 바꾸는 것은 쉽지만, 그와 연결된 수많은 내부 데이터와 복잡한 작동 방식을 모두 바꾸는 것은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을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프린터로만 출력이 가능한 관공서의 증명서 발급 시스템이나, 특정 장비의 상태를 웹으로 확인하는 공장의 관제 시스템 같은 경우입니다. 이런 특수 목적의 시스템을 최신 기술로 전환하는 데에는 수십, 수백억의 예산과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에, 당장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기존 방식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은 것입니다.
보안과 편의성의 딜레마
아이러니하게도, ActiveX는 한때 '보안'을 위해 적극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온라인 뱅킹 시절, 키보드 입력값을 암호화하거나 공인인증서 전자 서명을 처리하는 보안 모듈 대부분이 이 방식으로 배포되었기 때문입니다. 당시에는 웹 브라우저 자체의 기능만으로는 이런 복잡한 보안 기능을 구현하기 어려웠습니다.
물론 지금은 웹 표준 기술(HTML5)이 발전하여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 없이도 대부분의 기능을 구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과거에 구축된 시스템들은 여전히 이 '플러그인' 방식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를 걷어내는 작업은 단순히 기능 하나를 빼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의 뼈대를 바꾸는 대수술과 같아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해결책, 엣지(Edge)의 IE 모드
그렇다면 ActiveX 설치를 요구하는 사이트를 마주쳤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과거처럼 울며 겨자 먹기로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찾아 헤맬 필요는 없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런 상황을 대비해 최신 '엣지(Edge)' 브라우저에 '인터넷 익스플로러 모드(IE 모드)'라는 해결책을 마련해 두었습니다.
엣지 브라우저 설정으로 들어가 '기본 브라우저' 항목을 찾아보세요. 'Internet Explorer를 사용하여 Microsoft Edge에서 사이트를 열 수 있도록 허용' 옵션을 '허용'으로 변경하고 브라우저를 다시 시작하면 준비는 끝납니다. 이후 문제가 되는 사이트에 접속하여 주소창 옆이나 메뉴에서 'IE 모드로 새로고침'을 선택하면, 엣지 브라우저 안에서 마치 IE를 쓰는 것처럼 해당 페이지가 열리며 플러그인 설치 및 사용이 가능해집니다.
미래는 ‘No Plugin’ 시대로
다행인 점은, 이러한 불편함이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정부와 기업들도 더 이상 플러그인에 의존하는 방식이 경쟁력을 잃게 만든다는 것을 인지하고,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차세대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몇 년 전만 해도 필수였던 온라인 뱅킹과 연말정산의 수많은 설치 프로그램들이 이제는 대부분 사라졌습니다.
따라서 2025년 현재 우리가 겪는 이 불편함은, 구시대의 기술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 마지막 진통과도 같습니다. 언젠가는 'IE 모드'조차 필요 없는 진정한 'No Plugin' 시대가 올 것입니다. 그때까지는 오늘 배운 방법으로 현명하게 대처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2025년에 ActiveX를 설치하는 것, 안전한가요?
A. 솔직히 말해 안전하지 않습니다. ActiveX 자체는 보안에 매우 취약한 구조입니다. 따라서 반드시 신뢰할 수 있는 정부 기관이나 금융기관, 혹은 회사 내부 사이트에서 요구할 경우에만 'IE 모드'를 통해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사이트에서 요구하는 설치는 절대로 응해서는 안 됩니다.
Q. 크롬이나 사파리에서는 IE 모드를 사용할 수 없나요?
A. 네, 불가능합니다. 'IE 모드'는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개발했던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의 새로운 브라우저인 엣지(Edge)에서만 하위 호환성을 위해 제공하는 고유 기능입니다. 크롬, 사파리, 파이어폭스 등 다른 브라우저에서는 해당 기술을 지원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지원할 계획이 없습니다.
Q. IE 모드를 켰는데도 사이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요.
A. 간혹 아주 오래된 특정 ActiveX는 최신 윈도우의 IE 모드와도 호환성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엣지 설정의 IE 모드 페이지 목록에 해당 사이트 주소를 직접 추가하여 항상 IE 모드로 열리도록 지정하거나, 해당 기관/회사의 고객센터에 문의하여 정확한 해결 방법을 안내받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 2020년까지 공공기관 액티브X 퇴출 예고… 대체할 기술은? - 동아일보
2025년에도 일부 제한된 환경과 특수한 보안, 인증 용도로 액티브X가 유지되지만 대부분 공공·민간 사이트에서 웹 표준으로 대체 중입니다. - 민간분야 액티브X 개선방안 관련 - 대한민국 정책포털
정부는 민간 웹사이트의 액티브X 대체를 추진 중이며, 전자상거래, 보안 분야를 중심으로 웹표준 기술이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 ActiveX - 나무위키
한때 혁신적인 웹기능이었지만 보안 취약과 비표준성으로 퇴출 수순에 있으나, 특정 기업 내부 업무용 시스템 등 제한적 환경에서 여전히 사용됩니다. - 전자서명, 웹 환경에서의 안전한 인증을 책임지는 핵심 기술 - 드림시큐리티
2025년 현재도 공인인증서 등 안전한 인증 방식에 액티브X가 일부 사용되지만, 점차 간편 인증 및 비표준 기술 대체가 진행 중입니다. - 보안업체 담당자가 본 액티브엑스와 공인인증서 논란 - 슬로우뉴스
액티브X는 보안 불안과 과도한 설치 문제로 비판받지만, 기존 시스템 호환성과 보안 요구로 완전한 대체가 어려운 실정입니다.